신년인사 복많이 받으세요
남원학연구소 전 남원문화원장
위생약국 약사 노상준
새해인사에 “복 많이 받으세요” 한다. 오복을 다 받으라는 말이다. 복(福)에는 여러가지 복이 있다. 인생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다섯가지 복(福)을 오복(五福)이라 하고 누구나 오복을 누리기를 원한다.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명이 길고 부를 누리며 건강하고 마음 편히 덕을 좋아하고 쌓으면서 살다가 편하게 죽음을 맞으라는 것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복을 받고자 하는 인간의 염원을 많은 민속 문화를 낳았고 민속 문화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우리말에 복주머니, 복식(福食), 복회(福會), 복전(福田), 음복(飮福), 복덕방(福德房), 복권(福券), 복조리란 말이 있고 복자를 넣어서 이름을 짓기도 한다. 마을로 드는 동구(洞口)나 산마루, 강둑에 오가는 사람마다 던져 이루어진 돌서낭은 마을의 안태(安泰)와 무병(無病), 무재(無災) 무환(無患)을 신명으로부터 보장받는 촌락공동체의 구심제단(求心祭壇)이 되었고 촌락단위 평화와 복을 기원하는 제단이 되었을 것이다. 서낭당 당제(堂祭)에 나갈 때는 여느때 차고 다니던 주머니 말고 “복주머니”로 불리는 커다란 주머니를 따로 차고 나가 당제의 제상에 올랐던 밤, 대추, 곶감, 호두 따위를 나누어 담아오기 위해서였다. 담아온 제물을 조금씩이라도 식구들에게 나누어 먹이곤 했다. 이렇게 신명과 공식(共食)함으로써 병, 재, 환으로부터 보장받았던 것이다. 제상에 올랐던 제수(祭需)를 복(福)이라 했고 이렇게 나누어 먹는 것을 복식(福食)이라 했다. 불교에서 제사를 복회(福會)라 하고 제상을 복전(福田)이라 하며 제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을 음복(飮福)이라 하는 것도 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동제(洞祭)끝에 제수를 나누어 주던 곳이 복덕방(福德房)이요 이 제수를 식구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담아오던 주머니가 복주머니다. 부동산을 중개하는 복덕방과 주머니에 “福”자를 수놓은 복주머니와 기원이 이에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돌을 던져 서낭이라는 제단을 쌓는 것도 바로 신명의 복을 고루 나누어 누리듯이 신명의 혜택을 고루 나누어 입고자 하는 공동 참여의식이랄 수가 있다. 길을 가다가 돌서낭에 돌 하나 쌓아두는 뜻은 그 신명의 공덕을 입기 위한 사적인 투자요, 그 사적인 투자가 축적이 되어 공적인 평화를 이룬다. 국태민안과 기복(起福)신앙의 기원과 전통이 돌서낭으로 구현된 것이다.
연초가 되면 정월에는 설, 다례, 세배, 성묘, 문배, 복조리팔기, 청참, 야광귀로부터 신발지키기, 삼재막기, 지신밟기, 낫가리대(솟대)세우기, 달맞이와 달집짓기, 연날리기와 액막이 등 실로 복을 비는 많은 민속행사가 줄을 이었으나 구시대 유풍이라 하여 많은 민속행사가 사라져 가고 있다. 신년 우리 모두가 복 많이 받고 전염병을 물리치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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