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보호령(靈)
전)남원문화원장 이병채
4.13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국회는 의원정수를 비롯해서 선거구 획정안마져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못한 채 애태우고 있다가 테러방지법은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통과 후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일괄처리 되기는 했지만 총선준비에 애태우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후보들이다.
선거는 내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아주 살벌한 싸움이다. 선거판은 모든 것을 얻거나 잃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후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가 국운뿐만 아니라 지역발전의 기수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출신 국회의원 선출이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에는 산신(山神)땅에는 지신(地神) 하늘에는 천신(天神)이 있다고 믿는 게 신도(神道)세계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가정도 마찬가지다. 그 집안의 조상령(靈)이 있어 집안 후손들을 돌볼거라는 믿음을 갖기 때문에 이 논리대로라면 이번기회 남원에는 그동안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선거로 인해 갈갈이 찢어지고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리고 통합의 기수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수론을 제기하는 바이다.
첨단시대에 무슨 뜬금없는 미신을 들먹이냐고 반문할지 몰라도 인류의 보편적 삶의 능동성과 주관성이라면 막연히 보호령에 의지한 피동적인 삶을 산다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이란 자기 원하는 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보호령 타령이란 지방자치 시대 이후 지역출신 국회의원은 의원대로 자치단체장은 자치단체장대로 지방의회는 의회대로 그러다보니 시민은 시민대로 사분오열되어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 돼 버렸다. 호사가들은 진흙 밭에서 발을 머리에 이고 있지 않는 한 진흙을 묻힐 수밖에 없다며 지역 정서론을 편다. “내 편 네 편 가르기”가 고착화된 지역정서는 여야 간 대립과 갈등 구도를 형성했고 이는 선거 때마다 여야 간 51대 49란 절묘한 대결구도를 만들어 오고 있다. 이상과 같은 지역정서는 당사자들이 깨우치지 못하고 정신 차리지 못하면 철저한 검증절차를 통해 애향심이 투철하고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릴 수 있는 인물론이 제기되고 있다.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돼서는 안 된다. 이러다보니 지역주민이 참다못해 한 마디씩 던진 말들이 시민 편가르기란 악성 고질병부터 고치라고 한다.
덩치는 큰데 몸속의 절반이 종기로 가득 찼다면 그는 환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편 저편 가르기 지역병은 시민 대통합을 이끌어 낼 능력을 갖춘 ‘명의’가 아니면 치료하기가 어렵다.
현재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은 예비후보수가 10여 명이다. 하지만 사분오열된 지역의 정서를 어떻게 통합하고 화합의 길로 끌어내겠다는 인물을 찾기란 그리쉽지 않다. 이는 공천과 선거를 통해 공정성과 의협심 애향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리사욕 때문에 패거리 싸움에 휘몰려 허궁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보들 간 경쟁후보 헐뜯기 현상만 눈에 보이고 들릴 수 밖에 없다. 지금도 공천 때문에 후보들간에는 총성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싫든 좋든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 공천싸움이 끝나고 후보등록에 따라 총선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당선 이후다. 시민들은 또다시 내편 네편으로 분열되고 자치단체장 뿐만 아니라 의회가 어떻게 하는가를 지켜보면서 이제는 적극 대응해야 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 또는 '군자(君子)의 나라'라고 했다. 비록 작은 나라였지만 성품이 어질다고 칭송을 받아왔다. 특히 남원은 정감록비결에 의하면 한국의 천하명당(사람살기 좋은 곳) 십승지 중 한곳으로까지 꼽혔다.
어떤 서양의 탐험가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까지 불렀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기에 빛나던 등불 코리아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세계의 밝은 빛이 되리라고 노래했다.
때문에 남원의 보호령이 절실한 실정이므로 국정과 지방자치를 비롯 지역주민의 대통합을 위해 앞장설 수 있는 덕장(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여론수렴을 위해 어른들의 큰 기침소리라도 한 번 듣고 싶어 보호령을 부르는 굿판이라도 벌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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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03 15:07:57
